2017 01.24

윤리적패션에 대한 냉철한 조언

윤리적패션에 대한 냉철한 조언

한국윤리적패션네트워크 ‘큰 물에서 놀자’ 워크숍 현장

 

시장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패션 및 디자인 브랜드, 신진 디자이너들을 위한 워크숍이 지난 2017년 1월 12일 동대문 유어스빌딩 배움공방에서 열렸다. 이 워크숍은 한국윤리적패션네트워크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주최하고 리블랭크 채수경 대표가 진행을 맡았다.

 

한국윤리적패션네트워크 이미영 대표의 여는 인사로 행사는 시작되었다. 이 대표는 “한국윤리적패션네트워크가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드는데, 2017년은 실질적으로 많은 활동, 지원을 할 계획이고 그 시작이 이 워크숍”이라며 “사회적 메시지를 갖고 있는 브랜드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지지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브랜드가 인정받을 수 있는 시장을 창출하는 사업 또한 기획중”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만의 이야기”

 

첫 번째 발표자는 29CM의 안소리MD였다. 29CM는 패션, 잡화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온라인 스토어로써, ‘Guide to better choice’라는 표어를 내걸고 소비자들이 윤리적, 사회적으로 발전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다른 스토어와 여러 방면에서 차별화되어 있는데 가장 중심이 되는 점은 스토리텔링이다. 안소리 MD는 “브랜드만의 이야기를 가져야만 29CM에 입점할 수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입점은 브랜드가 MD에게 제안하는 방식보다는 MD가 브랜드에게 제안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이렇게 스토리텔링을 중요시하고, 브랜드의 목적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29CM는 상품 외적인 콘텐츠에도 힘을 쏟고 있다. 비교적 깔끔하고 정돈된 이미지의 웹사이트와 PT채널, 스페셜 오더채널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며 브랜드의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차근차근 풀어놓는다.

 

브랜드의 스토리를 강조하는 안소리 MD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9CM는 특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다. 이미 모바일 플랫폼이 매우 크고 발전할 가능성도 많기 때문이다. 안소리MD는 “대부분의 매출이 모바일에서 나온다” 며 “모바일 콘텐츠는 세로화면에 기초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PC콘텐츠와는 별도로 작업하고 있고, 디자인 면에서 노력한다” 고 말했다. 실제로 29CM의 애플리케이션은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 다수의 디자인관련 수상경력이 있다.

안소리MD는 29CM가 상품이 지속적으로 가치가 있고,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는 제품을 원하고, 그 가치를 이야기로 소비자에게 풀어나가는 스토어라고 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경영에 대한 고민은 필수적

다음으로 오르그닷 고유경 팀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오르그닷은 친환경 소셜벤쳐로 국내외 패션 디자이너와 서울의 봉제 공장을 연결하는 패션 플랫폼인 ‘designers&makers’ 등을 만들며 국내외 윤리적패션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다. 고 팀장은 추리닝 브랜드인 Afm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경험한 노하우를 전했다.

 

오르그닷 고유경 팀장

Afm을 런칭하기 위해서는 스토리를 중시하는 윤리적 패션기업의 특성상 그들만의 이야기를 통일하고 세심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었다. 고 팀장은 “3개월 동안 입점준비를 하며 50번 이상 회의를 하며 우리의 텍스트를 정리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고객 분석, 가격, 유통처 분석 등 세부적인 고민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입점 제안 메일을 MD들에게 보냈다. 고 팀장은 “입점 제안 메일은 MD와 브랜드가 처음 접하는 곳”이라며 “브랜드의 스토리와 제품에 대해서 얼마나 정리를 잘해서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이어 “가장 노출이 잦은 메인에 들어가려면 이벤트나 선물도 필요하다”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담당MD와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본질에 가치를 더해야 한다”

이어 현대백화점 미래사업본부 MD 김천응 과장이 마이크를 들었다. 백화점은 대표적인 오프라인 유통채널로서 모든 유통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윤리적 패션 브랜드로서 중요한 채널이다. 김 과장은 ‘윤리적 패션 브랜드에게 드리는 Tip’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현대백화점 미래사업본부 MD 김천응 과장

현재 우리나라 시장은 윤리적 패션의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다. 공정무역 제품의 구매가 점차 감소하는 점, 아시아태평양지역 14개국의 착한 소비지수 국가별 비교에서 한국이 11위를 차지하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윤리적 패션 브랜드가 경쟁력과 가치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단지 브랜드가 소비자한테 ‘스토리텔링(Story Telling)’하는 걸로는 부족하고 ‘스토리셀링 (Story Selling)’으로 이어져야 한다.

김 과장은 “본질에 가치를 더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잘 쓰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본질에 차별화를 주는 가치는 결국 브랜딩이다. 컨셉, 디자인, 가성비, 스토리 등에서 차별화를 두어야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원한다.”

마지막으로 김 과장은 ‘소비자와 바이어는 같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은 결국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이다’고 말했다.

 

소비자와의 지속적 커뮤니케이션 필요

 

마지막으로 B.bag의 신종석 대표가 ‘윙윙마켓, 현대백화점 입점 이후의 속사정’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윙윙마켓(wing wing market)이란 백화점과 사회적기업이 상생의 날개를 달고 함께 발전한다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으로 윤리적패션브랜드가 모여서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알리고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통 편집숍이다.

 

B.bag 신종석 대표

“사회적기업가들의 지속적인 제품 판매를 위해 윙윙마켓이 ‘함께’라는 가치 속에 입점했다. 처음에는 고객들이 그 의미를 알아주길 바랐고 많은 기대를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실제로 현실은 냉담했다. 기대보다 낮은 매출은 자본잠식으로 이어졌고 할인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매출을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배운 점이 더 많았다고 신 대표는 말한다. “유통은 자본주의를 정확하게 시스템으로 설명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점을 캐치해야 한다. 즉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소비자는 우선적으로 사회적기업이 갖고 있는 이야기보다는 제품의 유용성, 가치에 이끌린다. 윤리적 패션 기업 또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판매에 대한 고민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그 예시로 신 대표는 한정된 구역안에서의 공간 활용을 언급했다. 제품을 어떤 배치로 어디에 놓는지에 따라 소비자들이 더욱 더 많은 구매를 한다는 것이다.

 

“생산이 변화의 시작이었으면 좋겠다.” 생산이 소비자를 이끌고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하며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그런 변화를 신 대표는 생각한다.

이번 워크숍은 윤리적패션브랜드가 갖고 있을 만한 기획이나 판매 같은 고민들을 심도 있게 다루며 윤리적패션브랜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특히 재무적인 부분 등 자칫하면 간과할 수 있을 법한 사안도 다루며 윤리적패션브랜드가 더욱 성숙해질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글. 손수용(벼리커뮤니케이션 소셜리포터)

사진. 이우기(사진가)

 

뉴스레터 세모편지를 받아보시려면 주소를 남겨 주세요: http://goo.gl/xzKSWN

208 total views, 1 views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