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1.27

함께 만드는 사회적경제의 ‘진화’ -사회적경제 2016 트렌드 콘서트

함께 만드는 사회적경제의 ‘진화’

‘붕정만리(鵬程萬里)’ 사회적경제 2016 트렌드 콘서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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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소요유편>을 보면 붕새라는 아주 큰 새 한 마리가 나온다. 날개 길이 1천 2백 킬로미터. 날개를 한껏 펴면 온 하늘을 덮고, 단 한 번의 날갯짓으로 3만6천 킬로미터를 간다는 전설의 동물이다. 그런 붕새를 앞날이 밝고 희망찬 사업 그리고 계획에 빗댄 사자성어가 있으니, 바로 ‘붕정만리(鵬程萬里)’다. 붕새의 큰 날개처럼 미래를 멀리 내다보면서 힘찬 출발을 하자는 뜻을 갖고 있다. 

2016년 새해, 이 붕정만리라는 사자성어를 다짐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붕정만리, 사회적경제 2016 트렌드 콘서트’가 서울혁신파크 내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스페이스류에서 열렸다. 1월 26일과 28일에 진행된 행사에는 총 네 개의 강연이 준비됐다. 26일 자리에서는 ‘시스템 사고의 필요성’과 ‘공생의 중요성’을 강조한 두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끈질기게 버티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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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권 교수가 '시스템 사고'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강연의 문은 이화여대 에코크리에이티브 협동과정의 정창권 연구교수가 열었다. 그는 ‘시스템 다이내믹스 적용하기’라는 주제로 사회적경제 기업의 혁신을 이야기했다. 정 교수는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사회적경제 기업의 성장과정에는 한계점이 찾아오기 마련” 이라며 “오늘 저는 이 한계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시스템 다이내믹스 중 시스템 사고를 중심으로 이야기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정체기에 앞서 성장이 있어야 정체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성장을 위한 핵심키워드부터 생각해보자”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에어비앤비(airbnb)의 사례를 들며 끈질기게 버티는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초창기 에어비앤비 웹사이트를 접속하는 사람들의 숫자라고는 3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100명의 이용자를 모으는 데도 1년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들은 시리얼 사업도 하고, 다양한 컨퍼런스와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등에서 자신들을 알리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버텨냈다. 그 결과 지금 6천만 이용자가 이용하는 대기업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창권 교수는 사업 초기 매출도, 인지도도 없을 때 그 시간들을 버텨내는 동력으로 즐거움의 중요성을 꼽았다. 의미도 좋지만 자신의 즐거움을 유예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무엇보다도 일을 재밌게 느껴야 한다. 그 일이 좋아야한다는 말이다. 특히 사회적경제는 일확천금을 생각하면서 달려드는 게 아니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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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모든 기업에는 정체기가 있을까.
정 교수는 성장단계를 지나 정체구간에 도달한 시점에 대해 설명했다. 정체구간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서 발표된 한 연구결과를 중요한 근거로 제시했다. 2008년에 발표된 <when growth stalls>라는 연구결과였다. 기업의 성장과 정체단계를 글로벌 기업 100 곳을 대상으로 50년간 연구한 내용이었다. 조사한 모든 기업들에 정체기가 있었고, 공통점이 발견되었다. 
정체기를 만드는 핵심은 내부요인
“정체기의 원인을 말할 때 외부요인을 많이 이야기한다. 경제상황이나 원자재 가격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원인을 살펴봤더니 외부요인은 13%에 불과했다. 그 말인즉슨 실제로는 정체기에 내부요인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작동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시스템 사고의 필요성이 등장한다고 정 교수는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시스템 사고의 중요한 구조는 피드백이었다. 결과가 만들어지는 데에는 다양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쉬운 예로 정 교수는 말레이시아에서 전염병을 줄이는 일환으로 모기를 잡는 과정에서 발생한 선순환과 악순환의 구조를 들려주었다. 먼저, 모기를 잡기 위해 살충제(DDT)를 뿌렸더니 모기 개체 수가 줄어들고 전염병이 줄어드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살충제를 사용함으로써 바퀴벌레도 함께 줄게 됐고, 그것이 도마뱀 개체 수가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그것은 고양이가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고양이 숫자가 줄어드는 만큼 쥐가 많아지게 되고 또 다른 전염병이 늘어나게 되는 악순환이 그려졌다는 것이다.
이 사례를 들면서 정창권 교수는 “‘오늘의 문제는 어제의 해결책에서 왔다’라는 문장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모기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사용된 해결책으로서의 살충제가 악순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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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이 늘면 R&D투자를 많이 할 수 있게 되고, 투자결과 신제품이 발명돼서 그 제품이 다시 매출은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우리가 아는 ‘성장’은 바로 이 구조로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 매출이 늘면 경영지원에 대한 압력도 내부에서 늘어난다. 가령 초창기 고객이 50명이던 상황에서 매출 증가로 고객이 500명이 된다면 고객지원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게 된다. 그대로 압력이 계속해서 높아진다면 고객서비스의 품질이 나빠지는 악순환도 함께 높아지기 시작한다. 바로 이 악순환이 점점 더 커지면서 성장의 정체기가 찾아온다.” 
정창권 교수는 “이 흐름을 살펴보면 정체기는 외부의 문제가 아니라 내부의 문제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업무 강도가 늘고 경영지원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는 것을 사람의 역량 탓으로 돌리는 게 아니라 시스템 사고를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구조는 행동을 만들고, 사람은 행동을 실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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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성장의 한계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정창권 교수는 두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내부자원의 한계를 늘리는 게 첫 번째 방법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100명이던 콜센터 직원을 200명으로 늘리는 것이다. 정체기에 접어든 만큼 재정적 압박과 R&D 투자를 통해 돈이 나오는 선순환 구조에 투자하고 싶은 욕심이 들겠지만, 내부 자원에 ‘열정’에 기댄 채 해결하려고 한다면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두 번째 해결책은 성장속도를 줄이는 방법이었다. 돈을 버는 선순환 구조의 속도를 줄여서 경영지원 압박을 낮추자는 말이다. 이 방법도 당장 매출이 줄기 때문에 어려운 선택임이 사실이다. 또한 이때 함께 고민해야할 선택이 있는데, 구성원 교체 여부가 그것이다. 정체기 탈출을 위한 새사람 영입을 할 것인지, 현재의 사람들과 함께 구조를 재편하든지 하는 선택의 순간이 찾아온다. 
정창권 교수는 “이 두 고민 모두 우리가 궁극적으로 이 일을 하는 이유와 목적을 구성원과 함께 고민함으로써 구조를 재편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사람을 들이거나 선순환 구조에만 목메는 행동만이 답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구조를 바라보라고 주문하면서 해결책으로 사람의 변화를 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사람도 구조의 구성요소라는 점이 중요하다. 단순히 구조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사람이 구조의 역량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사람의 행태를 만드는 구조를 먼저 고민하고, 그 고민을 바탕으로 실질적으로 고치는 역할을 사람이 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 교수는 문제해결의 우선순위에 구조를 앞에 둬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제해결의 가장 어려운 점은 타이밍을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위험은 지수증가의 특성을 갖고 있어서 처음에는 별 일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제곱씩 늘어나 작은 눈들이 모여 눈사태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험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은 필수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늘의 문제는 어제의 해결책에서 왔다’는 점을 늘 생각해야 한다고 되짚어주며 이야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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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의 강연이 이어졌다. 그는 ‘공생, 멸종, 진화’를 주제로 함께 살기가 진화의 열쇠임을 재치 있는 말솜씨로 설명해주었다.
멸종은 자리를 비워주는 일
이정모 관장은 “오늘 공생과 멸종 그리고 진화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라며 “세 단어 중 멸종에만 굵은 글씨가 되어 있는 이유는 멸종이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파비니아, 피카이아 등 이름도 생소한 멸종 종들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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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은 공생과 멸종, 진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질문 하나를 던졌다. ‘만약 공룡이 우리와 함께 살았다면 어땠을까?’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새들도 일종의 공룡이지만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공룡들은 우리와 함께 살 수 있는 착한 아이들이 아니다.(웃음) 멸종은 생태계에 빈자리를 만들어주는 일이다.” 그는 멸종은 계속 변화하는 자연환경 속에서 생명체들이 적응하는 과정 속에서 생기는 필연적 현상이고, 다른 종이 그 빈자리를 메꾸는 게 진화라고 말했다. 
이정모 관장은 “무수한 멸종과 대멸종 덕분에 우리 인류도 있게 됐다”며 “멸종의 역사이기도 한 자연사를 살펴봄으로써 이미 시작된 여섯 번째 대멸종에서 살아남을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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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장은 지질시대를 외우는 팁을 알려주기도 했다. 빨간 글씨를 앞머리를 이렇게 외워보자. 
'캄 오실(캄오실) 때(데) 석탄(석) 때(페)서 튀김(트) 쥐포(쥐) 백마리(백)만 가져오세요.'
그는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나무에서 내려온 순간이라고 꼽기도 했다. 사람과 침팬지의 DNA는 99.8%가 동일하고, 쥐하고는 96%가 같다. “이러한 사실은 종이 발전하는 과정은 새로운 유전자가 만들어진다기보다는 유전자를 켜는 방법이 달라진 것이다.”
이야기는 함께 생존했던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중 호모 사피엔스만이 생존하게 된 결정적 이유로 옮겨갔다. 네안데르탈인은 수명이 짧아 빠른 시간 안에 어른의 역할을 해야 했고, 생존유지에 급급했던 종이었다. 반면 호모 사피엔스는 긴 수명이 길어 천천히 성숙했다. 높은 수준의 사회화도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에 가장 중요했던 요소는 그들이 ‘놀이’를 했다는 점이다. 놀이를 통해 사회성과 창의력을 길렀다. 또한 놀이를 통해 위험을 익히고, 상징적 기호와 동굴 벽화, 조각품 등의 물건을 만들 줄 알게 됐다.” 이런 일련의 활동들은 평상시에는 필요 없는 활동들이었지만 빙하기에 왔을 때 생존의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바느질 기술은 생존을 가르는 극명한 차이를 만들었다. 옷을 지어 입는 등 살아남기 위한 기술을 익히고, 사용했던 호모 사피엔스와 달리 네안데르탈인은 생존기술을 익히지 못해 멸종했다는 것이다.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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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여섯 번째 대멸종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세 번째 대멸종이 있을 당시 지구에서 살던 종의 95%가 사라지고 5%가 살아남았고, 여섯 번째에 99%가 사라지고 1%만 남는다고 한다. 그 1%에 인류가 포함되는 일이 어려운 걸까? 이정모 관장은 “다섯 번의 대멸종 시기 모두 당시의 최고포식자는 다 사라졌다”며 “지금 지구에 최고포식자는 사람”이라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생존을 위한 그 방법으로서 공생의 중요성을 뒤이어 설명했다. “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다른 종들의 생명을 소중히 해야 한다. 촘촘한 먹이사슬은 필수이다. 산업생태계도 마찬가지이다. 함께 경쟁하는 대상들이 모두 망한다면 나는 생존할 수 있을까를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 
흔히들 경쟁사가 망하면 매출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지만  가게 하나가 무너지면 그 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그럼 점점 문 닫는 곳도 늘어나게 된다. 그러면 사람들은 더 오지 않고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가게 생태계가 무너지는 일은 곧 내가 무너지는 일이기 때문에 옆집이 잘 되야 우리집도 잘 된다는 생각으로 적절하게 경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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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인간이 될 때까지 중요한 일들이 많았는데, 그간에 멸종은 항상 있었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어떤 회사가 망한다고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환경의 변화가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멸종과 멸종 사이에 벌어지는 대멸종을 만들지 않으려면 공생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정모 관장은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과 그 기술을 사가는 대기업구조를 가진 독일의 모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관장은 "함께 살기가 진화의 원동력인 만큼 우리 이웃과 같이 사는 방법부터 고민하자"며 “공생으로 대멸종을 피하고, 공생을 통해 진화하자”고 당부했다. 

조득신(벼리커뮤니케이션 소셜리포터)

 사진손인수(벼리커뮤니케이션 책임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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