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8.18

[사회적경제 콘서트 8회] 밥은 먹고 다니시나요? : 식품정의

함께 앉은 밥상, 함께 먹는 음식에 대하여

[사회적경제 콘서트 8회] 밥은 먹고 다니시나요? : 식품정의

 

 x1

 

 “밥은 먹고 다니니?”

묻는다. 잘 지내는지 혹은 잘 살고 있는지 묻는 대신 우리는 자주 밥을 꺼낸다. 밥(먹거리)은 그렇게 생존을 위한 기본 조건이자, 사회적 의무다. 언어 사용에서도 먹는 것의 중요성을 확인한다. ‘살기 힘들다’고 말해도 될 것을 굳이 ‘먹고살기 힘들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먹는 것과 사는 것은 결국 같은 일이다. 산다는 것은 먹는다는 것이다. “사흘 굶으면 포도청의 담도 뛰어 넘는다”는 속담에서 볼 수 있듯이 도덕도, 정치도, 경제도 모두 먹는 것 다음이다.

 

 따라서 먹거리를 둘러싼 온갖 문제는 밥상만의 문제가 아닌 세상의 문제다. 먹거리에는 사회와 경제구조, 정치의 방향을 결정하는 지점이 존재한다. 식량권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이다. 건강하고 좋은 음식에 접근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믿고 이를 실천하는 것은 사회가 지켜야 할 의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그런 의무를 이행하고 있을까. 시민들은 그런 권리를 제대로 누리고 있을까. 식품정의가 사회에 뿌리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식품정의를 세울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공정한 식품 체계 확립’이다. 그것을 통해 시민들의 지속가능한 삶과 건강을 달성할 수 있다. ‘먹방’과 ‘음식 포르노’에만 열광할 것이 아니라, 눈을 조금만 돌려 좋은 음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는 것도 좋겠다.

 

 지난 11월 27일,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스페이스 류에는 식품정의를 품은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등장했다. 서울시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한겨레21>이 열고 위즈돔과 적정기업 이피쿱(ep coop)이 주관하는 사회적경제 콘서트 <서울, 사회적 경제도시를 꿈꾸다>의 마지막 시간. ‘밥은 먹고 다니시나요? : 식품정의’라는 주제로 동네밥집 플랫폼 ‘환대의 식탁’ 박진선 씨, 엄민영 문턱없는세상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한영미 카페슬로비 대표가 먹거리를 통해 사회 혁신을 생각하는 시간을 제공했다.

 

우리 동네에 이런 밥집이 생기면 좋겠네!

 동네밥집 플랫폼 ‘환대의식탁’은 건강한 밥상을 함께 나누며, 이웃과 친구를 만나고, 누군가에겐 기회의 장이자 지역 사회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된 협동조합 소셜 프랜차이즈 모델이다. 최근 서울시 시민 서비스디자인 워크숍에서 우수상을 수상했고, 서울 창의상 후보에 올라 있다.

 

x2

 

 시민 서비스디자인 워크숍에 참여했던 박진선 씨가 ‘청년들을 위한 동네밥집 플랫폼 환대의식탁’을 주제로 발표했다. 환대의식탁은 집밥이 그리운 청년, 소통을 원하는 청년, 일자리가 필요한 청년을 비롯해 경력단절여성이나 주부 등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밥집으로 기획됐다.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건강하고 맛있는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무엇보다 이웃과 친구를 만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간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경력단절여성, 은퇴 후 인생 이모작을 꿈꾸는 누군가에겐 기회의 장이 될 수 있고, 지역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서울시 식품안전과 등을 통해 건강한 식재료를 조달 받고 협동조합 교육과 컨설팅, 마을공동체 사업 등과 결합해 환대의식탁을 운영하는 방안을 생각해 봤다. 서울 곳곳에 환대의식탁을 만들어 소셜프랜차이즈로 운영할 수도 있다.”

 

 박진선 씨는 지역마다 여건이나 상황에 맞춰 크게 가정집, 작은 평수, 큰 평수의 세 가지 방식을 제시했다. 가정집은 자녀들이 출가하는 등 유휴공간이 있을 경우 적용할 수 있다. 작은 평수는 식사나 반찬 등의 테이크아웃을 주로 할 수 있는 모델이다. 큰 평수는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나 이벤트 등이 이뤄질 수 있으며 1인 전용 공간과 모임 공간 등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환대의식탁은 무엇보다 동네에서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관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게시판을 두면 좋겠다. 이것을 통해 소통도 가능하고 복고의 기분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SNS도 적극 활용하는데, 이를 통해 매일 바뀌는 메뉴도 알 수 있도록 설계했다. 환대의식탁 1호점이 서울 혁신파크에 들어가면 좋겠다. (웃음) 환대의식탁은 시민들이 주체가 돼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음식시민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협동조합 도시, 일자리 창출, 건강한 먹거리, 마을공동체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당신은 지금 제대로 먹고 있습니까?

 

x3 

 

 문턱없는세상 사회적협동조합(이하 문턱없는세상)은 2007년 점심에 좋은 음식을 먹고 ‘형편 것’ 내는 식당으로 널리 알려진 ‘문턱없는밥집’으로 시작했다. 이 밥집은 넉넉한 사람들은 유기농 건강식에 맞는 점심값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부담되지 않는 금액을 내는 ‘나눔과 비움의 밥상공동체’를 지향하는 마을기업이다. 중간에 위기가 있었지만 문턱없는밥집의 취지와 목적에 동의하는 사람들에 의해 사회적협동조합으로 거듭났다.

 

 엄민영 이사장은 “매일 먹는 밥, 음식에 대해 어떤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라는 물음부터 던졌다. 그리고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이었다. 시장에서 수요는 있으나 공급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다. 공급자가 나타나지 않는 셈인데,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많다.

 

 “많은 협동조합이 사회적경제의 일환이다. 먹거리, 음식에도 적정한 가치가 있는데 지금은 많이 왜곡돼 있다. 점심값으로 요즘 얼마씩 내고 있나? 5~6천원, 지역에 따라 7~8천원도 낼 것이다. 인건비, 임대료, 식재료 등을 감안하면 5천원은 거의 공짜로 먹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싼 값에 맛있는 것을 먹어야한다는 왜곡된 인식에 길들여져 있다.”

 

 엄 이사장의 주장은 확고하다. 싼 값에 음식이 나오려면 좋은 식재료를 쓸 수가 없다. 싼 음식을 만들려니 유전자변형작물(GMO)이 들어간 식품 등이 통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 먹거리 안전보다는 가격 기준이 우선되는 왜곡된 시장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 엄 이사장은 카길, 몬센토 등의 다국적 식품대기업이 유전자 조작, 노동력 착취, 단작화 및 대량생산 등을 통해 가격을 낮춘다고 지적했다.

 

 “유럽 등에서는 유전자변형식품 등에 대해서 규제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일본 다음으로 GMO 수입이 많은 나라가 한국이다. 우리가 문턱없는밥집을 하는 이유는 이윤보다 먹거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주머니 사정을 들어 싼 것만 찾는다. 지금 우리의 먹거리는 중국산 등이 휩쓸고 있다. 가정에서도 건강하지 못한 유통으로 들어온 것을 먹기도 한다. 내가 알지 못하면 먹거리에 대한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문턱없는밥집은 필요하면 손님에게 먹거리에 대한 설명도 해준다. 점심에는 적은 반찬으로 상을 꾸리고, 환경을 생각해 ‘빈그릇 운동’도 펼치고 있다. 다양한 먹거리 교육을 진행하고 한 달에 두 번 노인에게 무료로 음식을 대접하는 나눔 행사도 갖는다. 그래서 문턱없는세상의 미션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사회 만들기’이며, 비전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생·공존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문턱없는밥집은 싸게 먹을 수 있는 밥집이 아니라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싸게 먹는 것만 생각하면 우리 밥집도 어려워진다. 적절한 값을 내고 먹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먹는 먹거리가 왜곡되고 시장도 어려워진다. 먹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외식의 사회적 서비스 디자인을 고민하다

 

x4 

 

 “사람들이 흔히 ‘저 집은 착해’라고 할 때 어떤 의미로 통용될까. 맞다. 싸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경제, 취약계층 고용, 사람 중심이라고 하면 싸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이런 게 왜곡돼 있는 시장의 단면이라고 본다. 정말 좋은 음식에는 적정하게 정확하게 합당한 가격이 지불돼야 한다.”

 

 앞선 엄민영 이사장의 말을 받아 한영미 슬로비생활(이하 슬로비) 대표는 ‘싼 가격=착한 가격’이라는 인식에 일침을 놓았다. 그것은 말의 오염이다. 슬로비는 외식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으로 ‘홍대 슬로비’, ‘제주 슬로비’, ‘성북 슬로비’ 등 각 지역에 맞는 문화와 콘셉트를 담은 소셜 프랜차이징을 시도하고 있다.

 

 한 대표는 요즘 외식업의 사회적 서비스 디자인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지 진지하고 즐겁게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가 만나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고받는지를 말하고 싶다며, 슬로비의 로고를 언급했다.

 

 “슬로비 로고가 돌아보는 사람의 얼굴이다. 동료, 식구, 친구와 함께 가고 있는지 점검해보자는 의미다. 인디언들이 사막을 말 타고 달리다가 내려서 달려온 뒤를 응시하는데, 이것은 너무 빨리 달려서 영혼이 쫓아오지 않을까봐 영혼을 배려하는 행위라고 한다. 도시에서 밥상문화를 회복하고 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돌아보는 사람의 얼굴을 디자인해봤다.”

 

 한 대표는 최근 새로 채용한 직원을 언급했다. 정리를 잘하는 이 직원 덕분에 자신의 생활을 반성하는 등 작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것. 서로 그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적 서비스디자인 같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외식업자로서 긍정적 영향력을 가장 많이 주고받는 관계로 농부를 꼽았다. 슬로비는 농부가 생산한 건강한 식재료로 밥을 만들어 팔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슬로비가 원하는 것은 소농이 농업을 버리지 않고 농사와 삶을 지속하면서 자신들과 계속 관계를 맺는 것이다. 또 밥상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커뮤니티도 회복하고 싶다. 농부-슬로비-손님 이렇게 삼자가 만나 관계하면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고받는 것. 이런 그림이 외식업의 기본이자 제대로 디자인돼야 하는 관계망이라고 설명했다.

 

x5 

 

 슬로비는 이를 위해 청소년의 자립과 진로교육을 돕는 영셰프스쿨, 유기농매거진(<슬로비생활>), 식문화워크숍 등을 시행하고 있다. 식당의 자투리공간을 이용해서는 농가나 다른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친환경 제품을 소개·판매한다. 이밖에 농가 직거래, 끼니 찾기, 빈그릇운동 등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고자 노력하고 있다.

 

 “‘얼굴 아는 농가 직거래 관계도’를 만들고, 영셰프스쿨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사람을 키운다. 제주슬로비에서는 지역 아동들에게 요리교실을 진행한다. <슬로비생활>은 우리가 파트너와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주는 방법론으로 만들고 있다. ‘오~라잇 테이블’은 이야기와 음식이 있는 공동의 테이블이다. 누구나 삶에는 음식과 결부된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단한 요리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과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자리다.”

 

 지금 슬로비는 ‘슬로비가 간다’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이는 슬로비가 필요한 곳에 밥상을 들고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사연을 받아 그에 적합한 슬로비 밥상을 차려서 들고 간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사연을 쓴 주체, 밥상을 전달받은 주체, 그리고 슬로비까지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적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이다. 12월 안에 9곳을 가기로 돼 있고, 자기 추천도 받는다. 야근이 많은 스타트업도 찾는다.

 

 “내년에는 2탄을 기획 중이다. 1천명에게, 슬로비가 정말 필요로 하는 분에게 우리는 밥상을, 재능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하고자 한다.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면 이것이 가치의 순환, 가치의 공유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사회적 서비스디자인이다. 새로운 과정과 방법론으로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 우리는 새로운 과정과 방법론으로 더 나은 결과를 외식업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 더 나은 결과는 행복을 느끼고 위로가 되고 가치가 순환되면서 나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하게 만드는 것은 삶을 바꾸는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밥상은 돌봄이다. 좋은 음식은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한다.”

 

식품정의에 대해 묻고 답하다

 

x6 x7

 

Q : 다들 의도는 좋은데, 먹고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정한 이윤이 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엄민영 : 우리는 이윤이 나지 않는다. 매달 200~300만원 적자다. 사회적협동조합은 비영리 법인이지만, 적자까지는 보지 않아야 한다. 나도 원래 문턱없는밥집의 손님이었는데, 2년 전 밥집 운영이 어려워져서 밥집 살리기 대책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가 이사장이 됐다. 우리는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수요가 있는데 공급자가 나타나지 않을 때 이를 해결해보고자 하는 것이 사회적경제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작은 규모 식당은 이윤을 내기 어렵다. 스스로의 노동력은 물론 가족의 노동력까지 엄청나게 바쳐야 한다. 우리는 식재료를 모두 유기농으로 쓰지만, 많은 소비자는 최저가 소비를 주로 원한다. 소비자들이 가치 소비에 익숙하지 않아서 더욱 어려운 점도 있다. 사회적 역할을 하는 식당엔 최소한의 지원도 없고….

 

한영미 : 밥으로는 안 남는다. (웃음) 그럼에도 우리는 ‘ing’라고 말하고 싶다. 놀랍게도 수익을 맞춘 적이 있었고 맞출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100% 유기농을 못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정하고 넓혀나가는 단계임에도 어렵다. 자본력이 있거나 가족 운영이 아니면 어렵다고 하기엔 너무 아쉽다. 그래서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 그게 시장에서 먹힐 거라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가 서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데, 아직 맞추지 못하는 부분은 있으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계속 가볼 것이다. 우리가 자립할 수 있음을 증명할 것이다. 다만 공공서비스에는 먹거리, 농업도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그게 권리고 주장이어야 한다. 커뮤니티 베이스에서 밥집은 가능하지 않을까. 사회적 자본이 기반이 되면 가치공유 브랜드 슬로비는 확산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Q : 관이나 시민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이 충족된다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을까?

 

엄민영 : 공무원들을 많이 만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다. 우리는 현재 적자가 나지만 가능성이나 가야 할 당위에서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어떻게 하면 이 어려운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데, 어떤 공무원은 안 된다고 단정하는 경우가 있다. 당장 이윤이 나지 않는다면 외면하면 어떻게 될까. 전국에 요식업을 하는 곳이 60만 개가 있는데, 유기농 식재료만 사용하는 곳은 16군데다. 인증을 했기 때문에 지속하고 있는지 감사를 한다. 그런데 일체의 지원은 없다.

 

한영미 : 한 달 전, 서울시에 자문회의가 있어서 갔었는데, 친환경 인증제를 만들려고 하더라. 사회적기업 인증도 사실 부정하고 싶은데. (웃음) 과연 이게 왜 필요한가. 명분이다. 전문가들이 인증제 필요 없다고 해도 해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 등에 바라는 것은 지형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면 좋겠다. 즉각 결과물이 나오지 않더라도 지형을 만들고 물과 양분을 주는 작업을 긴 시간 정책을 통해 만들면 농부가 건강하고 정직하게 일하면 대가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세금을 그런 데 썼으면 좋겠다.

 

x8 x9

 

Q : 먹거리를 통해 사람들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어떻게 하면 확산될 수 있을까.

 

한영미 : 여러 가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일터에서 배움이 일어나도록 만든다. 지역 아동들이나 고등학생들이 직업 체험을 오곤 하는데, 이를 통해 진로를 찾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다른 밥집도 그게 가능할 것이다. 시스템을 만들면 밥집에서도 일상적인 배움이 일어날 수 있다. 새로운 식재료 거래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단지 홍보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작게라도 관계를 만드는 시도와 실천을 하면 좋겠다.

 

Q : 영셰프스쿨, 숍인숍 등은 돈을 받지 않고 운영하는 것인가?

 

한영미 : 영셰프스쿨은 비영리로 하는 것이고, 숍인숍은 수수료율이 낮아서 공유 개념으로 보면 좋겠다. 언젠가는 이런 재밌는 것들을 하고 있으면 돈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상상도 한다. 잡지(<슬로비 생활>)를 만든 것도 그런 맥락이다. 사회적경제의 여러 브랜드가 세상을 이롭게 브랜딩 되면 좋겠다. 우리는 이런 것을 더 극대화하고 부각시키고 지속할 수 있게 뒷배가 돼주는 브랜드로 이어가고 싶다. 우리는 비영리 교육사업으로 시작했었는데, 그런 점에서 영셰프스쿨은 무료로 계속 할 것 같다. 

 

 

글. 김이준수(노동자협동조합 적정기업 ep coop)

사진. 이우기(사진가)

 

803 total views, 1 views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