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8.18

[사회적경제 콘서트 4회] ‘격차 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교육평등

‘개천에서 용 나는’ 세상은 가능하다

[사회적경제 콘서트 4회] ‘격차 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교육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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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나는 곳은 달라도 교육은 누구나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윤모린 잉쿱영어교육협동조합 이사장은 힘주어 말했다. 우리는 혹시 잊고 있었던 것 아닐까. 학교의 출생이 산업화 시대의 일꾼을 육성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였다손, 교육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 권리이자 국가의 의무다.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는 소득불평등을 화두로 집필한 《21세기 자본》을 통해 불평등과 싸우고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케티는 무엇보다 자연적으로 되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2일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스페이스 류’에 교육 불평등이 빚은 ‘격차사회’를 바꾸려고 행동하고 있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등장했다. 서울시와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한겨레21>이 열고 위즈돔과 적정기업 이피쿱(ep coop)이 주관하는 사회적경제 콘서트 <서울, 사회적 경제도시를 꿈꾸다>의 네 번째 시간. ‘격차사회를 넘어서기 위하여 : 교육평등’이라는 주제로 한상엽 위즈돔 대표, 이의헌 점프 대표, 윤모린 협동조합 잉쿱 이사장이 시민과 만났다. 

 

 누구나 ‘좋은 교육’을 원하고 꿈꾼다. 그러나 시쳇말로 ‘현실은 시궁창’이다. 교육을 통해 ‘개천에서 용이 났던’ 시절은 과거가 됐다. 교육은 부와 지위의 세습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고, 사교육(이라고 쓰고 사육이라고 읽는다)은 ‘격차 사회’를 부추기고 있다. ‘누구나 교육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지켜지지 못함으로써 꿈도 꾸지 못한다. 남과 더불어 사는 법도 배우지 못한다. “교육이 문제”라는 말은 교육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의 다른 판본이 아닐까. 경험과 지혜, 지식 등을 누구나 문턱 없이 공유할 수 있다면, 그것은 ‘교육 평등’의 좋은 방법이자 격차를 느끼지 않고 남과 더불어 사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만들 것이다. 내가 차별 받고 있지 않다는 마음과 느낌이 중요하다.

 

 시민들의 관심도 다양했다. 학교도서관 사서, 현직 교사, 협동조합 조합원 등이 교육의 본질과 각 사회적경제 기업의 활동, 육아 활동의 고민 등을 풀고자 이 자리를 찾았다.

 

위즈돔,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를 맺다

 개인이 소유한 정보나 지혜,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관계 형성을 돕고, 사회적 자본의 평등을 추구하는 위즈돔의 시작은 고 전태일 열사의 소망에서 비롯됐다. 당시의 노동 현실을 바꾸고 사람대접을 받고 싶었던 그는 근로기준법을 공부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은 어려운 한문투성이였다. 그의 입에선 이런 소망이 흘러나왔다. “나에게 대학생 친구가 한 명만 있었다면…”

 

 서울 아닌 다른 지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한상엽 대표도 그런 갈증을 느꼈다. 사람에 대한 갈증이었다. 사람의 부재는 곧 정보, 경험, 지혜 등의 부재로 다가왔다. 그것은 사회적인 문제였다. 악순환의 고리였다. 문화·사회자본의 양극화→개인이 소유한 문화·사회자본(경험/지혜)에 대한 접속의 기회 차단 및 공정 경쟁의 기회 상실→사회이동성과 다양성의 감소→ 경제자본의 양극화 심화. 한 대표는 이어령의 말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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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사회는 경제자본이 문화자본으로 이동하고 있는 시대이며 현대적으로 현대 사회 불평등의 원인이 경제자본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오해다. 문화자본에 의해 불평등이 발생된다.”

 

 위즈돔은 교육을 넓게 해석한다. 한 사람이 노출되어 있는 성장 환경부터 사회적으로 도달 가능한 지식, 경험, 정보, 지혜 등이 교육의 범주에 들어간다. 따라서 학교에서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환경에 얼마나 잘 노축되고, 어떤 환경에 노출됐는지가 중요하다. 이것이 격차를 넘어설 수 있는 조건과 관련을 맺는다는 것. 따라서 위즈돔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관계’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정보를 찾는 것이 쉬워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어떻게 꿰어내고, 활용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그런 것은 배운 적이 없다. 고급 정보는 암묵지 형태로 존재한다. 암묵지는 경험과 연결되지 않으면 활용이 안 되는 지식·정보로 실제 접촉을 통해서만 전수될 수 있다. 경험을 가진 사람이 전달해주는 지식, 문서로 만들어지지 않고 연대와 소통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

 

 위즈돔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 그것이 한 사람의 성장을 돕는 것은 물론 격차를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봤다. 사람을 웹에 전시하기로 했다.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듯, 웹에서 사람책을 고르게 하면 어떨까. 휴먼라이브러리, ‘사람도서관’의 탄생이었다.

 

 “서점에서 책 사고, 도서관에서 책 보듯, 사람이 가진 경험, 지혜를 만나게 해보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누구나 관계를 획득할 수 있는 사람도서관. 사람과의 만남을 소규모로 할 수 있게끔 플랫폼을 만들었다. 다양한 삶과 관계, 사회적자본의 확산과 공유가 가능해졌다. 위즈돔은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형성에 집중한다.”

 

 그렇다면 위즈돔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을까. 플랫폼을 통한 다양한 만남이 이뤄지고, 위즈돔은 수수료로 만남 비용의 30%를 받는다. 또 다양한 프로그램 기획과 청소년 진로 멘토링, 솔루션 제공 등을 통해 수익을 거둔다.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줌으로써 정보 격차를 줄이고 격차 사회의 사회적 비용을 줄인다. 위즈돔이 존재하는 이유다.

 

 “살아가는 데는 정보와 지혜, 경험 등이 필요하다. 나를 지원해줄 수 있는 동료, 스승 등과 같은 존재들이 있어야 양극화와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교육은 삶 전체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삶 전체에서 내게 필요한 정보, 지식,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과 연결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그런 일을 하면서 격차사회를 넘어설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점프, 누구나 교육 기회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점프는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공정한 배움의 기회를, 대학생에게는 꿈을 꾸고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기성세대에게는 자신의 재능을 다음 세대와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이의헌 대표가 점프를 만든 계기는 미국에서 한국 신문의 기자로 일하면서였다. 미국에 이민 가서 온갖 차별과 정체성의 혼란을 겪은 코리안 아메리칸 노인 부부를 만나고, 아프가니스탄에 가서는 사람이 배고파서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목격했다. 미국 정부로부터 난민 승인을 받은 화상까지 입은 탈북자를 인터뷰했다. 차별이 대물림되는 것도 봤다. 이 대표는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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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의지와 상관없이 환경 때문에 자신의 기회를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이 옳은가를 생각했다. 이것을 인생 2막의 주제로 삼고자 공부를 했고, 동료들을 만났다. 공부를 하고 교육을 받을 때도 차별이 존재한다. 경제적 빈곤도 있지만 문화·사회적 빈곤도 있으며, 사회적 네트워크도 없는 3중고의 빈곤으로부터 고통을 받는다. 빈곤의 3중고….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점프는 우선 ‘방과 후 교육’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복지 프로그램을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방과 후 프로그램이 1회성이거나 공급자 중심이었다. 그리고 하드웨어 중심으로 참여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방과 후 프로그램을 주로 담당하는 지역아동센터를 자주 갔었는데, 종사자들은 대학생 봉사자들이 오는 것을 탐탁하지 않게 여겼다. 이유가 있었다. 친해지면 떠나가고, 중간고사나 미팅 등으로 빠지고. 그런 과정에서 아이들이 상처를 받았다. “선생님도 우릴 버릴 거잖아요.” 아이들이 새로운 봉사자를 만날 때마다 가장 많이 뱉는 말이라고 했다.

 

 점프는 ▲장기적 ▲수요자 중심 ▲소프트웨어 중심 ▲인센티브 강화 등의 방향성을 잡았다. 중학생과 초등학교 고학년에 초점을 맞췄다. 소외계층 청소년(저소득층 및 다문화가정 자녀) 1년에 주3회, 주12시간, 과외를 하는 것이었다. 직접 교육센터를 운영하지 않고 기존 교육복지시설과 협업하는 방식을 택했다. 비용을 줄이고 기존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이점이 있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대학생 봉사자는 ‘장학샘’이라고 부른다. 최저 임금 수준의 장학금을 주는데, 무엇보다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 있다.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이 대학생이 되고, 장학샘이 된다. 전문직 멘토단도 있다. 이들은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가 메말라 있는데, 봉사의 경험과 기회를 인센티브를 가져간다. 자신의 전문성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한다.”

 

 사회적기업 점프는 현대자동차 등의 지원을 받는 한편으로 일반 기업과 정부(지자체)과 함께 협업하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 특히 좋은 성과를 내면서 모델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기회의 차별을 없애기 위한 교육이라는 목표를 널리 퍼뜨리기 위함이다. 현재 진행 중인 안산 단원고 3학년들에 대한 과외도 좋은 기회였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경기도교육청에서 점프로 연락이 왔다. 당시 처음에는 2학년을 대상으로 제안했으나 그것은 어려웠다. 대신 단원고 3학년을 맡기로 하고, 과외를 진행하고 있다.

 

 “세월호 때 희생된 한 학생의 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 예전에 우리는 가난했지만 행복했었는데, 지금은 행복은 없고 가난하기만 하다. 이 아버지가 희생된 학생의 동생을 통해 빈곤의 굴레를 벗고 다시 행복해질 수 있는 것에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점프는 지속가능성과 확장성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북구에서 고려대학교와 성북구청과 함께 하고 있는 ‘KU점프성북 with 고려대학교+성북구청’은 고려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봉사 학생들에게 주는 모델이다. 이 대표는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으로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처음 18명으로 시작했는데, 내년부터 50명으로 확장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점프의 다음 단계는 이것을 서울형 모델로 만드는 것이다. 별도의 추가 예산 없이 가능한 모델이라는 것. 점프는 그렇게 서울 전역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서 교육 격차를 줄이는데 일조하고 싶다.

 

잉쿱, 협동조합으로 교육 격차를 줄인다

 잉쿱영어교육협동조합(이하 잉쿱)의 꿈은 공정교육이다.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만들어진 협동조합으로 영어강사, 학부모, 교육관계자 등이 함께 하는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이다. 누구나 ‘차별 없는 꿈’을 꾸고, 교육격차, 교육 빈곤, 교육 불평등의 문제를 풀어보자고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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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쿱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윤모린 이사장의 개인사가 영향을 미쳤다. 그는 10년 정도 외국에 살았다. 2010년 한국으로 오게 됐다. 환경운동을 하겠다는 남편의 선언 때문이었다. 집안 생계는 아내인 윤 이사장에게 떠맡겨졌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영어강사로 활동하기로 하고 과외를 뛰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회의가 오고 고민이 깊어졌다. 영어 과외를 하면서 돈은 잘 벌렸으나 잘 사는 아이들을 더 잘 살게 한다는 죄의식이 스스로를 감쌌다.

 

 고민 끝에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따라오는 질문. 어떻게 살까. 고민을 거듭했다. 영어로서 재능기부를 해보자. 무작정 문을 두드렸다. 마포구의 소외 계층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주민센터를 비롯해 여기저기에 말을 남겼고, 소개를 받았다. 그런데 그 재능기부도 쉽지 않았다. 충격적인 사건을 만났다.

 

 “아이들을 만나러 갔더니, 내 몸을 더듬더라. 왜 그런지 알아봤더니 엄마가 없었다. 교육 격차를 떠나 정, 사랑, 엄마의 품이 그리웠던 거다. 결국 나 혼자 한다는 것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한인 커뮤니티 여성 사이트에 홍보를 했다. 엄마의 마음으로 함께 교육할 사람을 찾았다. 그런데 감동했다. 하루 만에 수십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함께 만들자고 의기투합해서 잉쿱을 만들었다.”

 

 협동조합으로 만든 것은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이것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사업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모르는 여성들이었다. 좋은 일을 하고 싶어서 일단 모이긴 했는데, 교통비, 식비 등의 비용이 든다는 것을 간과했다. 생계도 책임져야 하는데, 좋은 일 한다는 명분으로 돈만 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때 만난 것이 협동조합이었다.

 

 “건너고 건너 김기태 협동조합연구소의 소장을 만났는데, 나를 포함해 세 명이 아줌마의 힘으로 김 소장을 물고 늘어졌다. 이렇게 말씀하더라. 협동조합을 해라! 듣고 보니, ‘아, 이거다’ 싶더라. 협동조합이 살 길이라고 생각하고, 도서관에 눌러 앉아 협동조합을 공부했다. 아줌마들이 아이를 키울 때 열정으로 함께 모여서 로치데일협동조합부터 매주 공부했다.”

 

 잉쿱은 출자금 16만원으로 시작했다. 적은 금액이었던 것은 이유가 있었다. 지역아동센터나 그룹홈 어머니들도 참여시키기 위해선 문턱이 없어야 했으므로 출자금 1만원도 가능하게끔 만들었다. 아무리 그런 명분이었다 해도 16만원으로 사업을 할 수는 없는 노릇. 끙끙대다가 역시 무턱대고 시민단체를 검색해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사연을 적어 보냈다. 도움을 줄 만한 곳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이메일을 100통 이상 보냈다.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런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었다. 2012년 가을, 변호사, 변리사 등 전문가들이 법률서비스를 하는 재단법인 피플에서 사무실을 내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다문화가정 학생의 영어교육을 하는 조건이었다. 사무실도 갖고 지원이 이뤄지면서 사업다운 사업을 시작했다. 2012년 12월 1일 창립총회를 갖고 교육격차를 없애기 위한 잉쿱의 활동이 본격화됐다.

 

 “경력단절 여성이 영어강사로 나서,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소외계층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미션으로 정했다.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협동조합 교육도 하고 있고, 소외계층학생 영어교육을 하고, 영어세미나(엄마강사양성프로젝트)도 한다. 교육격차 해소라는 미션으로 공정교육이 이뤄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달리고 있다. 교재개발도 했다. 《창의적 영어 글쓰기》라는 엔젤북도 펴냈다. 한 권을 사면 한 권을 기부할 수 있다.”

 

 

 교육평등에 대해 묻고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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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제주도에서 올라왔고 불평등에 관심이 많다. 다른 지역에는 자원이 부족한데 위즈돔은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물리적 환경을 넘기 위해 화상으로 만날 수 있는지 궁금하다.

 

한상엽 : 지역마다 자원이 있다고 생각한다. 위즈돔을 개설하면 서울 아닌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이 전체의 15%정도다. 지역 어디든 고수가 어디든 있는데, 은둔해 있는 거지. (웃음) 위즈돔 개설을 어려워하는 측면도 있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각 지역에 어떤 사람이 있고, 사람을 잘 아는 것은 그 지역 사람이다. 현재 우리는 어떤 지역에서 사람도서관이 나오면 운영은 지역에서 하도록 한다. 우리는 솔루션을 제공할 뿐이다. 화상 대화는 테스트를 해봤는데, 만나는 장소가 한 군데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강사와 거리가 있다고 쳐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렇지만 감도가 떨어지고 불편해 해서 차라리 직접 만나러 오겠다고 하더라. 아직 화상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필요하다고 본다.

 

Q : 잉쿱 이사장이 남편이 원하는 일을 하게 한 것은 존경스럽다. (웃음) 가난한 아이들에겐 분명 정보격차가 있다. 시스템이나 제도가 해야 할 역할이긴 한데, 그런 아이들에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대안이나 방법이 있는가? 궁극적으로 잉쿱이 바라는 목적이나 목표, 영어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무엇을 주고 싶은지 알고 싶다.

 

윤모린 : 남편에게 고마워하는 것도 있다. 남편이 대의를 위해 일하다보니 내가 총대를 메면서 사회적 생명이 생겼다. 남편이 백수가 된 덕에 평범한 주부가 이런 자리에서 발표도 할 수 있는 거다. (웃음) 정보 격차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고민이다. 문제는 저소득층의 학생들은 교육 혜택을 받지만 차상위 계층의 아이들은 방치돼 있다. 저녁을 굶거나. 그런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에게 교육 혜택을 주고 저녁을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 격차도 절실하고 해결할 문제이나 우리 아닌 다른 사회적경제 기업에서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잉쿱이 나아갈 지점은 무상교육이다. 누구나 교육을 원하면 받을 수 있는. 태어나는 곳은 달라도 교육은 누구나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교육하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그 아이들은 학원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일반 아이들은 학원가는 게 고통스럽다는데, 그 아이들은 학원에 가고 싶어 한다. 친구들과 시간을 공유하고 싶은 거지. 우리는 교육재단, 장학재단을 만들어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꿈을 주고 싶다. 우리의 목표는 아이들이 중간고사, 기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도록 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아이큐는 대개 100이 안 된다.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자극을 못 받아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역량도 딸리고 음식도 잘못 먹어서 아토피는 달고 살고,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기본이다. 그래서 영어교육은 물론 학생들이 안정감을 찾도록 돌봄 역할도 하고자 한다. 그래서 장학재단이나 사회적교육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Q :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고민하고 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을 모아서 진행할지, 관심이 없어도 플랫폼 개발자와 같이 해야 할지 고민이다.

 

한상엽 : 답이 없는 얘기인데, 나는 처음 개발자를 구할 수 없어서 만나는 친구들마다 붙잡고 협박(?)을 했다. 소개해주면 내 친구고, 아니면 내 친구 아니니 연락하지 마라. (웃음) 절박하니까.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하는 지인을 만나서 친구를 소개받았다.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만들면서 당장 가능한 것부터 집중하는 게 좋겠다.

 

Q : 중학교 영어교사다. 공교육 내에서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다. 학생들이 학교에선 동기부여가 안 되는데, 왜 바깥에선 배움을 찾을까.

 

윤모린 : 커리큘럼이 달라서다. 아이들 모두를 만족하는 교육을 줄 순 없다. 선생님도 어디에 포커스를 둬야 할지도 모른다. 사교육을 받은 아이는 학교에서 놀거나 학원 숙제를 하고, 소외계층 아이들은 못 알아들으니 논다. 우리는 한 클래스(반)이 2~3명이다. 비슷한 수준의 아이들이 모여있고 눈높이를 맞춘다. 미국 뉴욕 한 지역의 방과 후 프로그램은 지역 자원을 모아 독서지도를 한다. 학생들 수준에 맞는 책을 빌려와서 읽고 글쓰기를 하게 한다. 우리도 그처럼 눈높이를 우선 맞춰서 하기 때문에 학교와 커리큘럼이 다르다.

 

이의헌 : 우리가 학습을 택한 여러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한국 사회를 당장 바꿀 순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학력이 뒷받침할 때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또 하나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게 학습이어서. (웃음) 아이들에겐 관계 맺기가 중요하다. 아이들이 마음을 열어야 그런 것이 가능하고, 다른 사회적기업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글. 김이준수 (노동자협동조합 적정기업 ep coop)

사진. 이우기(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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