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06.03

소규모협동조합 노무회계 기초교육 현장 1

민주적 운영과 의사소통, 잘 하고 있습니까? 
5월21일 ‘소규모 협동조합을 위한 노무회계 기초교육’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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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1일, 노동자협동조합 ‘적정기업 ep coop'(이피쿱)이 자리하고 있는 서울 서교동 수운잡방 안이 후끈해졌다.
 20여 명 남짓, 각기 협동조합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협동조합의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종이에 적고 있었다. 

 ‘시간의 부족’, ‘정보 격차’, ‘물리적인 거리’ 등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이런 방해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모임의 활성화’, ‘SNS 활용’ 의견들이 제시되던 중에 이날 강사로 나선 서종식 노무사(노무법인 의연·의연협동경영센터 대표)가 한 마디를 던졌다.

 “의사소통은 ‘기술’보다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주로 기술적인 요인을 언급했는데, 안을 들여다보면 태도의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조직 내에서 의사소통을 하면서 태도에 집중해서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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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노무사는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다양한 태도들도 설명했다. 비난과 질책, 비방, 빈정거림, 시간 재촉, 대화자를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것, 흑백논리의 구상, 과도한 정보, 조롱, 과장된 비판, 말을 중단시키는 것 등이다.

"민주적 운영, 어떻게 하는지 아세요?"

 협동조합에 있어 ‘민주적 운영’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상 민주적 운영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묻는다면 답하기 어려운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삶과 교육을 통해 민주적 운영의 이론과 실제를 배울 경험이 적었기 때문이다. 소통 또한 그 중요성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는 데 비해 실천은 쉽지 않다.

 ‘협동조합의 민주적 운영과 의사소통’을 주제로 한 이 날 교육은 그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었다. 서울시 평생교육과정의 일환으로 epcoop이 실시한 ‘소규모 협동조합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노무회계 기초교육’의 첫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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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노무·조직·노동을 하나의 세션으로, 회계·세무를 또 다른 세션으로 묶어 해당 분야 전문가가 진행하는 이 교육은 5월 21일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7월 30일까지 이어지는 40시간(총 20강) 과정이다.

조직의 '사명'은 간결하고 실행 가능해야

 서 노무사는 이날 경영모델의 하나인 ‘감마 모델(GAMMA Model)’을 언급하며 사명과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는 협동조합뿐 아닌 일반 기업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원리로 “조직이 지향하는 핵심가치와 고객, 행위에 대한 확인인 사명문은 간결하고 실행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근본적으로 성취하고자 하는 바는, 말하자면 ‘당신 조직은 뭐하는 조직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입니다. 이에 대해 조직뿐 아니라 팀의 사명과 구성원 개인의 사명도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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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강생들은 ‘사명문’을 작성했는데, 서 노무사는 작성 예로 “일하는 사람들이 인정받는 세상이 되도록 기여한다”, “주민의 꿈과 가능성을 믿는 지역공동체를 응원한다” 등을 제시했다. “무엇을 위하여 누구에게(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가 담겨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비전은 상상 가능하고, 구체적이어야

 비전에 대해서는 “조직이 도달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미래의 최종목표 또는 미래 청사진”이라고 설명하면서 △상상 가능할 것 △구성원 모두가 원하는 것이어야 할 것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일 것 △융통성과 쉽게 전파할 수 있을 것 등이 효과적인 비전의 특징이라고 전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노무법인 의연의 비전을 예로 들기도 했다. 의연은 △사회적경제 부문 최고의 인사조직 전문가그룹이 된다 △노동자협동조합으로 협동경영센터를 발족하여 협동경영총서 5권을 발간한다 등을 비전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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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은 자연스레 목표를 결정하고 활동을 이끈다. 그는 “협동조합은 특히 비전을 수립하는 과정에 구성원이 함께 참여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만들고 활동 속에 이를 녹여내면서 내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활동을 통해 비전이 새로워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직에서 함께 일한다는 것, 팀워크 

 협동조합은 ‘협동’을 기본으로 한다. 그것은 무언가를 ‘함께’ 해야 함을 의미한다. 강의 내용은 자연스레 팀워크와 의사소통 쪽으로 옮아갔다. 일반 기업이라고 크게 다르진 않지만, 협동조합의 핵심에도 ‘팀워크’가 자리한다. 팀워크의 기본은 서로 도우며 일하는 것. 도움이란 업무적 도움뿐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이해와 구체적인 도움을 말한다. 협동조합은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협동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서 노무사는 존 멕스웰이 말한 ‘팀(TEAM)’에 대한 해석을 공유했다.

 

 

팀(TEAM) = 함께(Together)
                  = 모두(Everybody)
                  = 이루는 것(Achieves)
                  = 더 많은 것을(More)

 

 

 서 노무사는 △팀워크가 좋으면 우리 조합에 무슨 일이 생길까? △우리 조합의 팀워크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는가? 라는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각자 답변을 써볼 것을 권했다. 정답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 협동조합을 떠올리면서 우리만의 답변을 써내려가는 것. 팀워크는 그렇게 함께 답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함께 일하기’는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9가지 과제를 요구한다. 달리 말하면, 좋은 팀워크를 만드는 요인들이다.

 

· 목적중심                  · 관계 맺기 능력
· 의사소통능력           · 갈등관리 능력 
· 명료함(분명함)        · 연대감(연대책임)
· 정직                         · 규칙(방안)에 대한 합의
· 수용(받아들임)

 

"​최고 해결책은 다함께 차근차근 따지는 것"

 이 과제 가운데 서 노무사는 ‘의사소통 능력’에 대한 자기 진단을 제안했다. 글 앞머리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뤄진 자기 진단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우리 협동조합의 의사소통의 방해요인은 무엇인가?’, ‘방해요인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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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노무사는 “의사소통은 의도적인 것, 배경, 총체적인 관련성을 파트너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면서 “좋은 의사소통의 전제조건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또, 나뿐 아니라 상대방도 늘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전제 하에서 소통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의사소통은 입에서 나오는 언어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죠. 우리가 상대방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는 신체언어에서 많이 드러납니다. 어떤 일에 직면했을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조합원들이 함께 차근차근 따져보는 것입니다. 물론 조직마다 구성원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조직의 근력과 유연성 등을 고려해 함께 일하기 좋은 방법을 찾아가야 하겠죠.” 

협동조합에도 리더십의 원칙은 필요하다

 자신의 협동조합을 진단하고 토론하며 발표하는 과정은 28일 수업에서도도 계속 됐다. 협동조합의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함께 일을 하는 과정에도 리더십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서 노무사는 리더십 원칙을 만들 때 던져야 할 질문들을 제시했다. 

 

1. 언제까지 리더십의 원칙을 만들어야 하는가?
2. 그 원칙들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어떠해야 하는가?
3. 공동생활을 위해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는 영역은 무엇인가?
4. 리더십의 원칙들을 어떻게 조직 전제가 숙지하도록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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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서 서 노무사는 “리더십의 원칙을 만들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이 일반 기업과 다른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상명하복’이 아닌 ‘토론과 논의’를 통해 일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그럼에도 리더십 원칙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협업을 더욱 매끄럽게 해주고, 마찰로 인한 감정이나 시간의 손실을 줄이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이 때 주의할 점으로 서 노무사는 “리더십 원칙은 관념이 아닌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리더십 원칙에서 조직문화가 분명히 드러나는데, 조직문화를 제대로 만들어야 협동조합의 지속가능성을 더욱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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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들은 ‘리더십 자기진단표’를 통해 “우리에게는 다음과 같은 관리자가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다음과 같은 관리자가 있다” 등 항목에 체크하면서 그 갭이 얼마나 되는지를 각자 진단해 보기도 했다.

"협동조합 간의 연대도 중요해요!"

 수강생 김경미(미디어콘텐츠창작자협동조합)씨는 “협동조합의 인사노무에 초점을 맞춘 강좌는 처음인데 도움이 됐다”면서 “협동조합을 하면서 조직 문제를 풀기 어려웠는데 좋은 생각의 지점들을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잔디(모두를위한극장 공정영화협동조합)씨도 “우리 조합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협동조합에 대한 이런 구체적인 교육들이 좀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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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수업(6월 11일) 직후에는 수강생들을 위한 파티 겸 소셜다이닝 시간도 마련된다. 협동조합 간의 연대를 위해서는 네트워킹 시간이 중요하다는 수강생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 커피까지 마련될 소셜다이닝에는 세션 1과2 수강생 모두 참여할 수 있다.

-글 김이준수 (노동자협동조합 적정기업 ep coop)
-사진 이우기(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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