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31

기조발제 소개-영국 로컬리티, 지역 자산을 공동체 소유로

"그 건물, 우리가 돈 모아서 살게요!"

지역 자산이 공동체 소유가 되도록 돕는 '로컬리티'

11월 7일 '국제 사회적경제 포럼'에서 사례 발표

 

 
 

 2009년 8영국 요크셔 북부의 허즈웰(Hudswell)이란 지역의 한 마을에 위기가 닥쳤다단 하나뿐인 동네 술집 '조지 앤드 드래곤'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게 된 것이다건물의 소유권은 은행에 넘어가 버렸다. 100년도 넘게 마을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이 곳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마을 사람들은 뭔가 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동네 술집 없이 어떻게 살라고!

 

180여명의 주민들은 허즈웰 공동체 술집(Hudswell Community Pub Ltd)이라는 협동조합을 만들고 출자금을 모았다공동체에 투자하는 기금의 도움도 얻었다.

 

 이렇게 해서 1년이 채 안 된 2010년 6협동조합은 '조지 앤드 드래곤의 문을 다시 열었다단지 주인만 바뀐 것이 아니었다주민들의 재능 기부로 내부는 새롭게 단장됐고음식과 술의 질도 전보다 훨씬 좋아졌으며건물 한 켠에 작은 도서관과 지역 특산품을 파는 매장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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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된 건물, 125년의 새출발

 

 영국의 요크셔주 서부 리즈시 헤딩리(Headingley) 마을 한가운데에는 1882년 지어진 초등학교 건물이 있다. 120년이 넘은 건물은 마을의 역사 그 자체였지만 그 만큼 관리도 어려웠다. 2005, 이 건물은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그 주위는 주택지로 개발되는 중이어서 건물을 사들여 헐어버리고 임대용 아파트를 지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됐고 지방 정부는 매각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주위가 상업적으로 변해 가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 주민들은 헤딩리 개발 신탁을 설립했다건물을 인수해 마을 센터로 만들고자 한 것이었다그러나 지방 정부는 학교 건물을 이미 시장에 내 놓은 상태였고정부를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또한 리모델링 비용으로 130만 파운드(22억여원)를 마련해야 했다.

 

 주민들은 5년여의 노력 끝에 비용을 마련하고지방 정부와 125년의 건물 임대 계약을 맺는 데 성공한다처음25년간은 건물을 지역주민 전체를 위한 마을 센터로 운영한다는 조건이었다이제 '하트 센터'(Headingley enterprise and arts centre)로 불리는 이 건물에서는 결혼식, 예술 전시 및 공연축제 등이 열리고 작은 방들은 어린이 보육시설이나 밴드 연습실로 쓰인다건물 대부분은 지역민들의 다양한 활동사업모임 등으로 자유롭게 사용된다. 싼 가격에 좋은 커피를 파는 카페도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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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딩리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하트 센터 모습. 출처: http://www.heartcentre.org.uk

 

입찰에서 자금력보다 중요한 것은?

 

 런던 웨스트햄(westham)에는 1886년 지어져 구청으로 쓰인 역사적인 건물이 있다노동당 최초의 의원이 선출되기도 한 역사적인 장소이지만 1960년대 웨스트햄과 이스트햄이 통합돼 뉴햄(Newham)이라는 자치구가 되면서 용도가 바뀌었다이후 20여 년간은 학교 건물로 사용됐지만 이마저 다른 곳으로 옮겨간 뒤인 1989년부터는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됐다.

 

 몇 년이 지난 1992지역 주민을 위한 공공서비스를 담당하는 단체인 커뮤니티 링크스가 뉴햄 의회를 찾아갔다수리비용을 모두 부담해 재단장하고 관리할 테니 건물을 무상으로 양도해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였다당시에는 그런 전례나 관련법이 없었기 때문에 의회는 건물 매각을 위한 공개 입찰을 해야 했다이 때 경쟁사로 들어온 곳이 전국적 규모의 게임 회사였다.

 

  자금력에서는 한참 밀릴 수밖에 없는 커뮤니티 링크스는 지역민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목적을 내세워 건물을 낙찰 받는다자금이 부족한 이 단체를 완전히 믿기 어려웠던 의회는 “2년의 준비기간 내에 오픈을 하지 않으면 다시 건물을 돌려받겠다는 조건을 걸었다커뮤니티 링크스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지역 자금을 모으는 한편 125개의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아 150만 파운드(27억여원)의 건물 개조 비용을 마련했다. 건물은 2년 2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었고 의회는 “125년간 건물을 무상 임대한다는 결정을 내린다.

 커뮤니티 링크스는 현재 이 건물 외에도 15개의 센터를 여러 지역에 설립했으며 41개의 프로젝트와 5개의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서 지역민을 위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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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좋은 동네' 만드는 공공 자산의 힘 

 

 이처럼 영국에는 지역의 토지나 건물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공공의 자산으로 만드는 일을 흔히 볼 수 있다.

지역 자산 공동 소유 운동은 대개 작게 시작해서 점점 커지는 구조다주민들이 뜻을 모아 하나의 자산을 공동 소유하게 되면이를 토대로 수익 사업도 생겨나고친환경 에너지 발전 설비 마련이나 청소년 프로그램 운영이 이어지는 식이다이를 통해 공동체도 활성화되고점점 살기 좋은 동네가 돼 가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시장만능주의가 엄연히 작동함에도 영국에서 이런 풀뿌리 운동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것은 비빌 언덕이 있기 때문이다.

 가치 있는 사업에 장기 투자하는 사회 금융 가관 및 재단들이 많다는 것주민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정책과 연결해 주는 중간지원조직들의 활동 등이 그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것이 런던 코셤 스트리트에 위치한 기관 로컬리티’(Locality)이 기관은 2011년 4월 설립됐지만 그 역사는 한참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80년대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생들이 빈곤 지역에 가서 사회복지관을 설립하고 지역민들과 함께 유대를 다지면서 의료법률교육 등 서비스를 제공했던 세틀먼트 운동에 토대를 둔 단체 단체 BASSAC(British Association of Settlements and Social Action Centres)와 1970년대부터 마을만들기와 지역 재생 운동을 해 온 개발신탁들의 전국협의회(Development Trust Association)가 통합해 로컬리티가 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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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리티 홈페이지: http://locality.org.uk/

 

 위의 커뮤니티 링크스와 같은 공동체 지원 기관 연합체인 로컬리티는 현재 영국 전역에 750개의 회원 단체와 85000만 파운드(약 1조 3840억 원)의 자산, 50여명의 상근 직원을 두고 있다.

 

 

공동체가 돈 모을 동안 기다려주는 법

 

 로컬리티의 활동이 탄력을 받은 것은 2011년 제정된 '로컬리즘 액트(Localism Act·지역주권법)' 영향이 컸다영국 정부와 지방정부공동체 등이 함께 추진해 만든 이 법은 지역에서 가치가 있는 자산이 매각될 때, 6개월 동안 토지 소유자가 개인에게 이를 팔 수 없도록 유예기간을 둔다는 것이 골자다공동체가 돈을 모을 때까지 기다려 준다는 취지다.

 

 

 이 법이 제정될 수 있었던 원인은 이웃한 스코틀랜드의 성공 사례에 기인한다. 주민들이 지역에 중요한 토지나 건물을 리스트에 올리면 주인은 이를 팔기 전 공동체 조직을 위해 6개월을 기다려 줘야 한다는 법을 만든 이래,스코틀랜드 해안가의 섬들 중 3분의 2가 지역 공동체 소유로 전환됐던 것이다.

 

 로컬리티의 주된 활동은 지역 공동체가 매입 비용이나 리모델링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는 과정을 돕고정부 보조금투자 기금기부금 등과 연결하는 것이다영국의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역시 이런 움직임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영국에서는 7억 파운드(12500억원)의 가치에 해당하는 토지와 건물의 지역 공동체의 소유이며1000개 이상의 자산 이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국제 사회적경제 포럼'서 로컬리티 경험 발표

 

 로컬리티에서 바로 이 활동을 책임지고 있는 제스 스틸 지역조직국 차장이 오는 11월 6~7일 서울시청 신청사에서 열리는 국제 사회적경제 포럼에 기조 발제자로 참석한다.

그 개인도 2006년부터 지난 7월까지 헤이스팅스(Hastings) 항구 복원 캠페인으로 1400만 파운드를 모금하는 등 직접 활동을 이끈 경험을 다수 가지고 있다.

 

 제스 스틸은 11월 7일 오전 9시부터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진행되는 기조강연2’에서 낸시 님탄 캐나다 퀘벡 상티에 대표에 이어서 ·관 거버넌스를 통한 위기의 국복과 발전이라는 주제로 로컬리티의 경험과 사례를 발표한다국제 사회적경제 포럼 홈페이지에서 등록하면 이 세션을 비롯해 해당일의 행사들에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다.

 

 

 

국제 사회적경제 포럼 홈페이지: www.gsef2013.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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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로컬리티 홈페이지: http://locality.org.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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